지나간 시절을 되짚어 오르는 40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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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정든 산천 떠나와 40계단 층층대에 앉아 울던 나그네는 어떻게 되었을까.
고향 길이 열리기만 사무치게 기다리던 모든 피난민의 삶의 터전, 그들이 남긴 삶의 애환을 느끼며 40계단을 걸어보자.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중앙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40계단이 있다. 피난시절, 구 부산역사가 근방에 위치해 있었던 탓에 전국에서 모여든 이들의 삶의 중심지는 자연스레 40계단 근처가 되었다. 40계단은 부산항 부두에서 고지대 판자촌으로 이어지는 길목 역할을 하는 곳이었으나, 전쟁 중 헤어진 가족들의 상봉 장소이자 구호물품을 사고파는 장터이기도 했다. 지나는 말로, ‘부산에 도착하면 40계단에서 만나자’라는 말만 믿고 몇 달이고 계단 근처만 맴돌던 이도 있을 정도였다. 고된 피난살이의 애환이 스며있는 곳으로 당시 부산역 주변에 흩어져 살던 대다수 피난민들의 생생한 삶의 현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