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간직한 근현대 역사, 동구는 그 씨앗이 퍼져 이야기꽃을 피운 동네다. 그 이야기를 담고 있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문화공감 수정’을 만날 수 있다. 문화공감 수정은 본래 ‘정란각’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1943년 일제강점기 당시 지어진 건물로 일본의 주거 양식을 따라 만들어졌다. 공간이 주는 독특한 매력 덕분에 많은 영화, 뮤직비디오의 배경이 되기도 했는데 아이유의 밤편지 MV, 악동뮤지션의 사춘기 MV, 범죄와의 전쟁, 장군의 아들 등이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주변의 현대식 주택과 대비되는 ‘수정’의 정원으로 들어서면 내리쬐는 햇볕과 푸른 나무가 어우러진 정원의 풍경이 예스러움을 더한다. 곧바로 내부로 들어가지 않은 채, 잠시 정원에서 한숨을 돌리는 것도 좋겠다. 마치 과거로 시간여행을 한 듯 고즈넉한 분위기가 주변을 감싼다.
내부는 1층과 2층으로 나뉘어져 전통찻집으로 운영되고 있다. 고즈넉한 복도를 따라가다 보면 좌식 테이블이 마련된 방이 나온다. 창호지 문 넘어 풍경이 평화롭다.
문화공감 수정에서 부산역 방향으로 20분 정도 걷다 보면 ‘초량1941’을 만날 수 있다. 초량1941은 지역명에 가옥이 지어진 연도를 합쳐서 만든 이름이다. 가옥 앞 넓은 정원에 있는 그루터기가 어서 오라고 길을 안내해 주는 것 같다. 색이 바랜 처마 밑에 바람 따라 딸랑이는 풍경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힌다.
카페 내부에 들어서면 마치 구한말 경성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는데 고풍스런 입식 테이블이 큰 창문과 어우러져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색적인 소품들을 곳곳에 배치한 주인장의 센스도 엿볼 수 있다. 초량1941은 다양하게 개발한 우유 메뉴가 돋보이는 곳이다. 유리병에 담긴 바닐라우유, 홍차우유 등이 깜찍하다.
걷기 좋은 오후, 근대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일본식가옥에서 감성적인 카페 투어를 하고 싶다면 '문화공감 수정'과 '초량1941'을 추천한다.
여행꿀팁
문화공감 수정 내부 구경 무료 초량1941 이바구길의 끝자락에 위치해 부산의 경치를 한눈에 담기 좋은 장소
여행 에티켓
문화공감 수정 어르신들이 일을 하고 있기에 존중하는 자세를 가지자. 초량1941 노키드존(10세 미만 출입 제한), 내부 사진 촬영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