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청한 하늘, 산들거리는 바람, 적당히 따가운 햇살. 일도 공부도 아무것도 손에 잡힐 것 같지 않은 전형적인 가을날엔 애써 뭔가 하려 말고 좀 편히 쉬어가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스칩니다. 머릿속에 내려앉은 찌뿌둥한 생각도 정리하고 가벼운 스트레칭 즐기며 금세 새로운 기운 충천 가능한 곳이라면 참 좋겠죠. 도심 속 공기 청청구역 부산그린레일웨이 산책로가 바로 그런 곳이랍니다!
부산그린레일웨이는 해운대 올림픽교차로에서 시작해 미포, 청사포, 송정을 지나 동부산관광단지까지 긴 거리를 이어주고 있습니다. 동해남부선이 폐선된 후 철로가 지나던 구간을 새로 단장하여 부산그린레일웨이 산책로로 재탄생하게 되었죠. 특히 미포~청사포~송정 구간에는 해안절경을 배경으로 달리는 아름다운 해운대 해변열차도 운행을 시작했어요. 부산그린레일웨이에 들어서면 산책로 양 옆으로 종류도 다양한 나무들이 늘어서 있어요. 한 발 한 발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각각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수목을 구경하며 천천히 걸어봅니다. 맑은 공기 듬뿍 들이키며 상쾌하게 걷는 산책로의 바닥이 기찻길 모양이네요. 이렇듯 산책로를 걷다 보면 곳곳에서 기찻길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답니다.
몇 구간에 걸쳐 나뉘어 있는 부산그린레일웨이 산책로는 구간마다 각기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어요. 올림픽교차로 ~ 옛 해운대역 구간은 ‘흰꽃이 피는 놀이숲길’이라고 명명되었네요. 계절마다 피는 다양한 야생화가 걸음을 멈추게 하는 곳이기도 하지요. 산책로 곳곳에 핀 작은 꽃들의 이름은 모르지만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흐뭇해지는 광경입니다. 철도가 지나가던 곳이라 선로의 일부를 남겨둔 곳도 보이네요. 자박자박 큰 소리 내며 자갈길 위로도 한번 걸어볼까요?^^ 산책코스 곳곳에 전시된 기차와 관련한 예술 조형물도 이 구간의 명물입니다. 특히, 기차가 달려오는 듯한 거대한 푸른 타일 벽면은 나만의 감성사진을 찍을 수 있는 멋진 곳이랍니다.
부산그린레일웨이의 첫 시작점이 되는 이 구간의 특징은 높은 빌딩 숲을 가로지르는 산책로라는 점이에요. 그래서 산책하다 보면 분명 자연 속에 있는데, 또 동시에 도심 속에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도시 풍경과 잘 어우러지는 숲길 벤치에 앉아 서서히 물들어 가는 가을 풍경을 감상해 보세요. 마음속 힐링이 멀리 있지 않아요. 부산그린레일웨이의 장점 하나 더! 이 곳엔 자전거와 오토바이가 진입할 수 없어요. 오직 산책만을 위한 진정한 산책로라고 할 수 있답니다. 조용함, 차분함, 편안함, 안전함을 모두 갖춘 부산그린레일웨이를 마음껏 걸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