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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 위에 세워진 희망 ‘아미동 비석문화마을’

글. 일러스트 여행드로잉 작가 정승빈

묘지 위에 세워진 희망 ‘아미동 비석문화마을’
  • 평점 평점별5.0
  • 조회 16485
  • 리뷰 4
부산은 산지가 많고 평지가 부족했다. 일제 강점기 원도심의 살기 좋은 평지와 매축지는 일본인 구역으로 개발되었고, 부두의 노동자와 일자리를 찾아온 외지인들은 경사진 산을 따라 판잣집을 짓고 정착하게 되었다. 이후 한국전쟁으로 몰려든 피란민들은 산의 더 높은 곳까지 올라 정착했다. 부산의 서구, 중구, 동구, 부산진구에 걸쳐 길게 이어진 도로가 망양로. 부산의 산복도로다. 좁고 미로 같은 골목길, 끝도 보이지 않는 가파른 계단, 촘촘하고 빼곡한 빈틈없는 건물들. 구불구불 오르내리며 이어진 도로. 그 모양처럼 산복도로는 부산의 근현대사의 역사와 서민들의 희로애락이 담겨있다.
  • 묘지 위에 세워진 희망 ‘아미동 비석문화마을’1
산복도로의 마을은 저마다 다양한 삶의 모습이 담겨있지만, 그중에서도 독특한 곳이 아미동 비석문화마을이다. 이곳의 산비탈 일대에는 일본인들의 공동묘지가 있었다. 갑작스러운 일본의 패망으로 귀국하면서 수습하지 못한 묘지가 수년간 방치되어 있었다. 이후 한국전쟁의 피란민들이 묘지 위에 집을 짓고 살기 시작하면서 지금 마을의 모습이 된 곳이다.
  • 묘지 위에 세워진 희망 ‘아미동 비석문화마을’1
막상 비석마을에 도착하니 생각했던 모습과는 조금 달랐다. 여기저기 비석의 흔적들이 즐비할 줄 알았는데, 아무리 돌아봐도 눈에 띄질 않았다. 잘못 찾아온 걸까. 골목길을 헤매듯 걸었다. 이런 좁은 길에 비석이 있을 리 만무하다. 멀리서 경계의 눈빛으로 지켜보던 고양이가 예뻐 다가가니 금세 달아나 버렸다.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반듯한 사각의 주춧돌. 찾고 있던 비석의 흔적이었다.
  • 묘지 위에 세워진 희망 ‘아미동 비석문화마을’1
고개를 돌려 다시 주변을 살폈다. LPG 프로판 가스통의 받침대, 화단의 모서리와 옹벽, 오르내리는 계단의 곳곳에 숨은 그림 찾기처럼 비석이 박혀있었다. 내가 이 마을에 들어선 순간부터 이미 여기저기 숨어있던 비석의 흔적들을 스치고, 느끼며 발로 밟으며 한걸음 한걸음 내딛고 있었던 것이다. 기분이 묘했다. 이 비석들은 건축자재가 전무했던 당시 계단의 디딤돌이나 집의 주춧돌로 사용된 것들이다. 전쟁 통의 궁핍한 생활 속에서 묘지나 무서움 따위가 무슨 대수였을까.
  • 묘지 위에 세워진 희망 ‘아미동 비석문화마을’1
마을에 도착해 이 모습을 처음 접했을 때 참 흥미로운 곳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삶에 이내 마음이 숙연해졌다. 이미 자연스럽게 어울려 일상이 되어버렸지만, 그 모습 속에는 여전히 치열했던 삶의 흔적은 선명하게 남아있다. 그리고 ‘그땐 그랬지’라며 말을 건네는 것 같았다. 인적 없는 계단의 디딤돌로 쓰인 비석 위에 앉으니 멀리 부산의 원도심과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다. 고향을 떠나 멀리 부산에서 이름 모를 누군가의 묘지 위에 집을 짓고 살아가야만 했던 사람들. 내려다보이는 저 아름다운 풍경 앞에 저마다 어떤 희망을 꿈꾸며 살았을까.

대수로운 삶은 없다. 누구에게나 삶은 소중하다는 것을 마을 여기저기에서 들려주고 있었다. 비석문화마을에서 좁은 골목길을 거닐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 광활한 부산의 원도심을 내려다보면 어느새 특별한 부산의 모습을 만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여행꿀팁

인근 아미문화학습관과 전망대도 함께 둘러보길 추천한다.
옆 동네가 바로 감천문화마을!

여행 에티켓

실제 주민이 거주하는 곳이므로 조용히 관람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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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지
도착지
  • 주소

    부산광역시 서구 아미로49
  • 휴무일

    연중무휴
  • 운영요일 및 시간

    매일
  • 이용요금

    무료
  • 교통정보

    도시철도 1호선 토성역 8번 출구 도보 15분
    마을버스 사하구1-1 서구2 산상교회(비석문화마을) 하차
    주차 아미골 공영주차장
여행후기 &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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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섬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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