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는가? 알라딘, 케밥, 라마단 등 단상으로만 이어졌던 이슬람 문화가 어느 순간 일상과 공존하게 되면서 이슬람 음식 문화인 ‘할랄푸드’에 대한 관심도 점차 늘어가고 있다. 부산 속 이슬람 문화의 맛과 멋을 찾아 남산동으로 향한다.
아파트 숲 사이로 보이는 새하얀 건물과 높은 기둥 그리고 큼직한 돔이 보인다. 부산 최초이자 유일한 한국이슬람부산성원의 모습이다. 중동의 건설 붐이 우리나라 경제에 큰 활력이 됐던 1970년대, 이슬람 국가와의 우호증진을 위해 한국의 각지에 지어지기 시작해 1980년 만들어진 한국이슬람부산성원은 남부지방 이슬람 신도들의 쉼터임은 물론 정보교환과 친목도모, 교민회관의 역할을 하고 있다.
새하얀 건물 안으로 들어 가보면 카펫이 깔린 넓은 예배당을 만난다. 화려하고 규칙적인 천장의 문양과 큼직한 창문, 이슬람 교리에 따라 지어진 독특한 건물 구조가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신도가 아닌 일반인은 사무실의 허가를 받아 관람예의를 안내받고 조용히 관람한다.
사원에서 이슬람의 정취를 듬뿍 느꼈다면 이제 할랄푸드의 맛에도 빠져볼 시간이다. 이슬람 율법에서 허용된 음식을 일컫는 ‘할랄푸드’는 한국이슬람부산성원 인근에 위치한 레스토랑 두 곳에서 즐길 수 있다.
터키음식과 함께 액자, 접시, 인형, 도자기 등 다양한 터키풍의 소품들이 터키로 여행 온 듯 한 느낌을 주는 이색 레스토랑이 눈에 띈다.
터키음식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케밥’은 물론 할랄 인증을 받은 터키음식이 풀코스로 준비되어 있는 곳이다. ‘에크멕’이라 불리는 먹음직스러운 갈색빛깔의 식전 빵에 스프를 곁들이고, ‘라와시’라는 이름을 가진 하얀 공갈빵에 오이와 토마토, 파프리카와 양파를 넣은 새콤달콤한 샐러드를 싸서 먹으니 입맛이 돌기 시작한다. 라와시에 메인 요리인 케밥을 싸서 먹어도 그 맛이 훌륭하다.
양고기와 닭고기, 소고기 등 다양한 종류의 케밥과 담백하고 깔끔한 치즈맛을 뽐내는 터키식 치즈피자 ‘치즈피데’ 등 단품으로 골라먹어도 좋고 세트메뉴로 즐겨도 좋은 다채로운 터키음식을 즐길 수 있다. 마지막 따뜻한 홍차 한 잔이 터키 식사의 끝을 깔끔하게 마무리지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