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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쉼표를 찍는 시간, 템플스테이

속세를 잠시 떠나 나 자신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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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정신없고 바쁘기만 한 일상,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삶에서 작은 쉼표 하나 찍고 싶은 심정은 모든 현대인들의 로망이자 꿈이다. 영원히 떠날 수 없다면 조금 용기를 내 일상에 작은 숨구멍을 내어보자. 호젓한 부산 산기슭에서 생각을 덜어내고 심신의 평온을 찾을 수 있는 시간, 바로 템플스테이다.

템플스테이를 위해 백양산에 위치한 선암사를 찾았다. 아담하고 소소한 멋이 있는 온돌방은 산사의 1박 2일을 안온하게 보내는데 충분해 보인다. 단청을 하지 않아 더 고풍스러운 건물 툇마루에 앉으니 고목과 산사의 처마가 만들어 놓은 궁극의 한국적 미가 마음에 여유를 준다. 이 풍경만으로도 이내 심리적 안정을 찾고 몸은 적절한 이완을 느낀다.

방 안에 걸려있는 품이 넉넉한 생활복과 하얀 고무신을 신고 스님과 함께 선암사를 한 바퀴 돈다. 발길이 닿는 곳마다 단정하고 절제미가 느껴지는 산사의 아름다움이 묻어난다.
저녁 공양 후 이어지는 저녁 예불 시간. 해질 무렵 고즈넉한 산사의 아름다운 하늘과 청량한 타종 소리는 한없이 마음을 맑게 해준다. 법당을 울리는 스님의 목탁 소리에 맞춰 절을 올린다. 합장한 두 손엔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득 담는다.

예불이 끝나면 스님과의 차담이 기다리고 있다. 평소 스님과 직접 대화를 나눠볼 기회가 흔치 않았던 만큼 이야기의 화제와 분위기 모두가 새롭다. 찻잎이 온기에 몸을 풀어내며 쌉싸름한 향기를 피워 올린다. 덩달아 차담 분위기도 무르익어 간다. 잠시 망설임 끝에 일상에서는 좀처럼 끄집어내기 힘들었던 속 깊은 고민을 스님에게 털어 내 본다. 끙끙 거리던 고민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왠지 모를 홀가분함에 맘이 가벼워진다. 게다가 스님의 고언까지 들을 수 있으니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속이 시원해지기까지 하다.

새벽 4시, 묵직하면서 은은한 타종과 함께 저녁 예불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새벽 예불이 시작된다. 경건하고 신성한 분위기, 잡념을 하나 써 덜어 내 본다. 어느새 소리 없는 기원이 법당 안을 가득 채운다. 절은 묘하게도 한 가지 생각에 집중하게 하는 에너지가 있는 듯하다. 108배를 끝내고 호흡을 고르며 명상에 잠긴다. 숲이 내뿜는 새벽 공기는 고요한 명상에 양식이 돼 준다. 감았던 눈을 떠 보니 가슴에 맑은 기운이 가득 들어온 느낌이다.

템플스테이 마지막 순서는 또 한 번의 차담. 겨우 하룻밤 지났을 뿐인데 스님도 나도 조금은 달라진 듯하다. 한 뼘 더 깊어지고 가벼워진 자신을 마주하며 템플스테이는 그렇게 마무리 된다.

이용안내

주소
부산 부산진구 백양산로 138
전화번호
051-805-7573
홈페이지
http://www.sunamsa.or.kr/0306.php
휴무일
연중무휴
운영요일 및 시간
홈페이지 참조
이용요금
홈페이지 참조
교통정보
도시철도 1호선 서면역 9번 출구 → 롯데호텔백화점 맞은편 정류장 버스 17, 23 환승 → 선암사 입구 하차 도보 14분
주차 선암사 주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