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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심 속 산책 코스 추천, 황령산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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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령산 허리를 따라 전체 구간을 한 바퀴 도는 자연길, 도심 속에서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훌륭한 코스다. 부산의 4개구를 접하고 있어 종주에 걸리는 시간은 아무래도 5~6시간이 걸린다. 종주가 힘들다면 구별 구간을 나눠서 진행하면 된다. 둘레길이 거미줄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어 구간별 트레킹도 어렵지 않다.

단일 구간 트레킹 코스로는 수영구국민체육센터에서 금련산 청소년수련원을 거쳐 황령산 봉수대에 올랐다가 원점으로 회귀하는 코스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 트레킹 초보자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초반에 오르막으로 시작하는 단점도 있지만 둘레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걷기에 무리가 없다.
수영구국민체육센터를 출발해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오는 나무계단길, 여기서부터 숲의 안온함으로 바뀐다. 도심의 소음이 차단된 숲은 고요하고 평화롭다. 잔바람은 나무 가지 사이를 오가며 숲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꿋꿋하게 황령산 중턱 청소년수련원까지 왔다면 자연은 어김없이 황홀한 보상을 안겨준다. 황령산 둘레길 중 광안대교 전경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에 조그만 전망대가 자리하고 있다. 계단 오르막을 힘겹게 올라온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이제는 평탄한 길 위에서 자연을 벗 삼아 명상에 잠기 듯 걷는다. 청소년수련원을 빠져나와 길을 건너면 대여섯이 함께 걸어도 충분한 넓은 길이 펼쳐진다. 한동안은 오르막 걱정이 없겠다. 흙길 위에 깔린 자갈이 발에 걸려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도보의 지루함을 견디게 한다.

둘레길이 조금 심심하다 싶을 때 즈음 눈이 휘둥그레진다. 길 양옆으로 이어진 울창한 편백나무 숲은 마치 피톤치드 샤워장이라 해도 무방할 듯하다. 황령산에 이렇게 편백나무가 많단 말인가. 시원하게 하늘 위로 뻗은 나무 사이, 흙길을 걸으며 힐링 삼매경에 빠진다. 공기 중에 가득한 피톤치드가 온몸을 상쾌하게 해준다.

새로운 이정표가 여행자를 반긴다. 여기는 바람고개로구나. 지나온 금련산 청소년수련원 표지도 보인다. 결정의 순간이 다가왔다. 황령산의 정상 봉수대로 오르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여기서 경성대‧남구도서관 방향으로 하산한다. 하지만 봉수대에 오르지 않는다면 황령산에 왔다 말할 수 없는 것. 과감하게 방향을 봉수대 쪽으로 잡아보자.

황령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초입도 온통 편백나무 숲이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산바람이 등산의 고단함을 씻어주는 구간이다. 편백나무 구간을 벗어나면 가파른 오르막이 20여분 이어지는 힘든 코스를 견뎌야 한다. 참는 자에게 복이 온다고 했던가, 어느 덧 봉수대에 올라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손끝에 닿을 것만 같은 하늘과 눈 아래 펼쳐지는 도심 전경을 바라보며 이렇게 높이 올라온 것인가 새삼 뿌듯해진다.

봉수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황령산 정상 표지석이 있다. 그곳에선 부산이 온통 내려다만 보인다. 바다와 산 그리고 도심이 하나로 어우러진 아름다운 부산을 눈으로 확인한 사람만이 그 풍광을 가슴에 오래오래 새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