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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예술이 있는 대룡마을

부산 예술가들이 모여 사는 곳

평점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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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을 떠나 조용히 산책을 하고 싶은 날. 한적한 교외에 있는 대룡마을은 북적이는 도심에서 한 발 떨어져 여유와 낭만을 즐기기 딱 좋은 곳이다. 많은 문화 예술인들이 모여 예술을 꽃피우는 이곳에서는 톡톡 튀는 예술적 감각이 돋보이는 색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부산 기장에 자리 잡고 있는 대룡마을은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마을 앞 개울에 큰 용이 살았다는 전설이 있어 이름 붙여진 대룡마을. 주민들이 벼농사, 채소재배 등으로 생업을 유지하다보니 발길 닿는 곳마다 잔잔한 목가적 풍경이 흐른다. 이 소박한 농촌마을에 대룡리 예술촌이 형성되면서 20~30대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작품 활동을 하는 문화예술마을로 다시 탄생하였다.

대룡 상상작은도서관은 고요한 마을에 걸맞게 한옥 스타일로 시선을 잡아끈다. 기장 군민이라면 누구나 대출이 가능하며 내부 열람도 가능하다. 도서관 옆에는 카페 ‘야야라’가 있는데 아버지를 높여 부르는 옛말에서 이름을 따왔다. 무인 카페로 운영되다 보니 음료 제조부터 요금 지불까지 모두 손님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특색 있는 장소다. 각자 만든 음료를 들고 카페 내부로 들어서면 옛 농기구, 조각, 그림 등이 전시돼 있는데 이 부분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대룡마을을 걷다보면 고즈넉한 옛 모습과 모던한 분위기의 현대작품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곳은 마을 곳곳 다양한 형태의 예술작품이 있어 어디서든 셔터를 눌러봄직하다. 조각 체험장도 조성돼 있어 미리 예약을 한다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대룡마을 핫플레이스로 아트인오리 무인카페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은 자연 친화적인 외관으로 많은 사진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 내부에는 천장과 벽 가득 방문객이 남긴 종이쪽지가 붙어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을 보는 듯하다. 나무가 주는 따뜻함 속에서 은은한 커피 향을 맡으면 절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오리공작소는 마을 거주 예술가들의 공동 작업 공간이다. 대룡마을을 거닐어 보면 마을 곳곳에서 작업실을 발견할 수 있는데 개방하는 곳이 많아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다. 예술가들의 혼이 담긴 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몰래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되고, 어쩜 그간 잠자고 있던 예술가 기질이 슬며시 동할지 모른다.

빌딩 숲을 벗어나 자연과 함께 소통하며 오랜 시간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룡마을. 마을 한편에 있는 저수지를 따라 나 있는 오솔길을 걷다보면 마음이 절로 평화로워진다. 바쁜 일상 속에서 쌓아온 고민과 걱정은 훌훌 털어버리고 소중한 이와 함께 마음에 여유를 담아 가기 딱 좋은 곳이다.